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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후변화와 농업의 위기
기후변화는 단순한 환경 변화 그 이상이다. 극심한 가뭄, 폭우, 태풍, 이상 고온과 같은 기후 이상 현상이 빈번해지면서 전 세계 농업 생산성은 심각한 위협에 직면하고 있다.
국내의 경우에도 벼 수확량 감소, 사과 재배지 북상, 병해충의 확산, 물 부족 현상 등 다양한 문제들이 현실화되고 있다.과거에는 농업이 기후에 순응하는 구조였다면, 이제는 농업이 기후변화에 적극적으로 대응해야 하는 시대다. 이에 따라 ‘지속가능 농업’은 단순한 친환경 농법을 넘어, 기후변화에 탄력적으로 대응할 수 있는 전략적 체계로 발전하고 있다.
지속가능 농업이란 무엇인가?
지속가능 농업(Sustainable Agriculture)은 환경 보호, 경제적 생산성, 사회적 형평성을 동시에 달성하고자 하는 농업의 새로운 패러다임이다.
특히 기후변화 대응 측면에서 지속가능 농업은 다음과 같은 역할을 한다:- 기후 리스크에 대한 회복력 강화(Resilience)
- 온실가스 배출 감소 및 흡수 촉진
- 자연 생태계와의 공존을 통해 장기적 자원 확보
- 지역 기반의 생산-소비 시스템 구축을 통해 운송 에너지 절감
지속가능 농업은 결국 생태적 건전성과 경제적 효율성을 균형 있게 추구하는 것이 핵심이다.
기후변화에 대응하는 지속가능 농업 전략
1. 기후 스마트 농업(Climate-Smart Agriculture, CSA)
기후 스마트 농업은 FAO(국제식량농업기구)에서 제안한 개념으로, 다음의 세 가지 목표를 중심으로 구성된다:
- 생산성 증대: 기후 변화 하에서도 안정적으로 식량을 생산
- 적응력 강화: 극한 기후에 대응할 수 있는 탄력적인 농업 시스템 구축
- 온실가스 감축: 농업 활동으로 인한 탄소 배출을 최소화
국내에서는 이를 기반으로 노지 스마트농업 시범단지 조성, 정밀농업 기술 보급, 저탄소 비료 사용 권장, 기상 정보 기반 의사결정 시스템 구축 등이 추진되고 있다.
특히 농촌진흥청은 AI 기반 작물 재배 모델, 병해충 예측 시스템, 탄소 저장 능력 향상 품종 개발 등 과학기술 중심의 대응 방식을 고도화하고 있다.
2. 탄소중립 농업 실현
농업은 전 세계 온실가스 배출의 약 10~15%를 차지하는 산업이다. 따라서 지속가능 농업의 핵심 과제 중 하나는 탄소중립 달성이다.
이를 위해 다음과 같은 전략들이 활용되고 있다:
- 저탄소 재배 기술 도입: 예를 들어, 벼농사의 물 관리 방식을 바꿔 메탄 발생을 줄이는 '간단 관개법'
- 바이오차(biochar) 사용: 농업 부산물을 탄화시켜 토양 개량 및 탄소 흡수에 활용
- 축산 메탄 저감 사료 개발: 반추동물의 장 내 발효를 억제하여 메탄 발생량 감소
- 유기농법 확대: 화학 비료·농약 사용을 줄이고 생태계를 복원
또한, 농업 분야 탄소 배출권 거래제 참여 확대와, 탄소 감축 실천 농가에 대한 인센티브 제공도 주요 정책 과제로 논의되고 있다.
3. 작물 다양성 및 지역 적응형 품종 개발
기후변화는 지역별로 다른 양상의 영향을 나타낸다.
따라서 한 가지 작물이나 품종에 의존하는 방식은 더 이상 안전하지 않다. 지속가능 농업은 **작물의 다양화(Diversification)**와 지역 특화 품종 육성을 통해 기후 리스크를 분산한다.- 내건성(가뭄 저항성), 내염성(염 해 저항성) 작물 개발
- 고온·저온 적응 품종의 육종 연구
- 다수확 작물보다 안정적 수확이 가능한 품종 도입
이러한 품종 개발은 식량 자급률 제고와 농업 안정성 확보 측면에서 큰 역할을 한다.
4. 토양 및 수자원 관리 기술 개선
기후 변화로 인해 수자원 확보가 어려워지고, 토양 황폐화가 심화되는 가운데, 지속가능 농업은 이를 회복할 수 있는 기술을 적극 도입한다.
- 보존농업 기술: 최소 경운, 피복작물 활용, 윤작을 통해 토양 생태계 보호
- 스마트 관개 시스템: 토양 수분 센서, 드론 및 위성 데이터 기반 자동화 관개
- 빗물 저장·재이용 시스템: 물 부족 지역에서의 생산성 유지
수자원과 토양은 농업의 기본 기반이므로, 이를 보호하고 효율적으로 활용하는 것은 가장 핵심적인 전략 중 하나이다.
5. 지역 순환형 농업 시스템 구축
지속가능 농업은 지역에서의 자급과 순환을 지향한다.
예를 들어, 농업 부산물을 퇴비로 재활용하거나, 가축 분뇨를 바이오가스로 전환하고, 지역 내 유통망을 활용해 푸드 마일을 줄이는 방식이다.이러한 순환형 시스템은 다음과 같은 효과를 가진다:
- 자원 낭비 최소화
- 탄소 배출 절감
- 지역 경제 활성화
- 농촌의 고용 기회 창출
대표적인 사례로는 제주도의 감귤 부산물 활용 순환 시스템, 전북의 친환경 쌀 재배 지역 기반 유통 플랫폼, 경기도의 유기 순환마을 등이 있다.
국내외 실전 사례
사례 1: 덴마크의 탄소중립 유기농 농장
덴마크는 2030년까지 농업 분야 탄소 배출량을 55% 감축하겠다는 목표를 세우고, 국가 단위의 지속가능 농업 전략을 시행 중이다. 그중 대표 농장인 'Aarhus Eco Farm'은
- 전체 경작지의 탄소 저장 능력을 분석해
- 작물별로 정밀 시비 및 탄소중립 기술을 맞춤 적용하고
- 재생 에너지(태양광, 풍력)를 통해 생산 시설을 운영함으로써
단위 생산물당 탄소 배출량을 절반 이하로 낮추는 데 성공했다.
사례 2: 전남 구례의 생태 보전형 유기농업
국내에서는 전남 구례가 대표적인 지속가능 농업 실천 지역이다. 이 지역은 주민들이 자발적으로 무농약·무비료 유기농법을 공동 실천하며, 정부의 친환경 직불제와 연계해 안정적인 수익 구조를 형성하고 있다.
특히 생태계 복원을 위해 하천 옆 경작지를 논습지로 전환하고, 지역 식생에 맞는 전통 종자를 복원하여 생물다양성 보존과 수익성을 동시에 달성하고 있다.
향후 과제와 전망
지속가능 농업이 기후변화 대응 전략으로 자리 잡기 위해서는 다음과 같은 과제가 뒤따른다:
- 정책과 기술의 현장 적용률 제고
- 기후리스크 데이터 수집 및 공유 시스템 확대
- 농가 맞춤형 기술 지원과 교육 강화
- 탄소 감축 효과에 대한 과학적 검증과 인센티브 체계 정비
- 다양한 이해관계자(농민, 정부, 민간)의 협력 구조 구축
앞으로는 기후변화 대응 농업 기술의 국제 표준화와, 농업 분야 ESG 전략 수립도 필수적인 방향으로 떠오르고 있다.
마무리하며
지속가능 농업은 더 이상 선택의 문제가 아니다. 기후변화가 불가피한 현실인 지금, 농업은 환경에 적응하는 수준을 넘어 적극적으로 환경을 보호하고 회복시키는 산업으로 재정의되어야 한다.
정부의 정책, 과학기술의 발전, 농업인의 실천이 맞물릴 때, 지속가능 농업은 단지 환경을 지키는 방식이 아닌 경제성과 회복력을 갖춘 농업의 미래 전략으로 자리 잡을 것이다.
이제는 누구나 ‘지속가능한 농업은 곧 기후대응 농업’이라는 명제에 공감하고, 그 실천에 참여해야 할 때다.'농업' 카테고리의 다른 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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